혼자서

November 11, 2011 § Leave a comment

정신을 차려보니 혼자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기까지는 너무나도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해서 항상 사람을 갈구하고 헀던 것은 아니지만. 어릴적부터 혼자보낸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자연스레 시간이 지나고 또 내가 생각했던 세상과 그 안의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심취했다. 분명 생각해보면 초등학교때도 그럤고, 지금도 똑같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어도 뭔가 나만의 방어막을 치고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라는 가훈과도 같은 어머니의 말씀이 너무 깊게 박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절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최면을 걸어왔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부터 혼자지내도 외롭지 않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시간이 지나고 나도 변한건지, 점점 외로워진다. 도움이 필요한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뭐, 누구나 표현할 수 없는 이런 감정 이따금 느끼지 않을까하며 위로한다. 그래서 그런지 보고싶다는 친구들의 연락들이 너무 고맙다. 그런 고마운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위해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썩 그리 기분이 좋진 않다. 냉정하게 득과 실을 따져본다면 득이 당연히 많겠지만 나도 욕심많고 나약한 인간이라 이런 생활을 하고 있을땐 잃어버린 것들도 생각을 하게 되니까.  카드를 긁어대고, 과음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수 많은 그 희망찰 수 있었던 ‘내일들’이 너무 아깝다고 해야할까. 생각해보면 참 혼자서 자라왔다. 그렇다고 해서 왕따처럼 처박혀서 불쌍하게 지낸건 아니지만, 지금은 좀 내가 보아도 좀 불쌍하다. 하하. 이렇게 내 자신에 대해서 쓰고 나니까 웃음이 난다. 헛웃음이 아니라, 그냥 좀 웃긴다. 아, 음악을 좀 듣고 싶다. 작년과 이번 년도 너무 전자음악만을 들은 탓에 감정깊은 노래가 듣고 싶다. 서정적인 밴드음악? 그런것들. 하지만 스피커도 없고, 헤드폰을 끼고 듣자니 그건 답답하고. 담배가 또 막 피고 싶어진다. 이번은 한번 참아봐야지. 굳이 피지 않아도 되는데. 책상을 올려다보니 선반엔 카메라들이 진열되어있다. 참, 추억많은 사진기들. 공부에 미쳐있었던 시간들. 사진에 미쳐있었던 시간들. 음악에 미쳐있었던 시간들. 사람에 미쳐있었던 시간들. ‘그땐 그랬지’라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조금 초라해보인다. 만약 지금 내가 너무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면 이런 생각들 조차 하고 있지 않겠지. 하지만 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을 뿐,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혼자있는다는 것은 굳이 ‘외로움’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하지는 않는다. 혼자있을땐 평소 하고 싶었던 것에 마음껏 미쳐서 어떤 면에서든 조금 나은 사람이 되어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던 2011년이 많이 아쉽다. 오히려 타인들 사이에서 더 외로움을 느꼈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나쁜 버릇들. 잘못된 생각. 도를 지나치는 행동들. 모든 일들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결과만이 존재한다.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분명히. 지금 난 이렇게 나 자신에게 반성문을 쓰고 있다. 혼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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