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December 2, 2011 § Leave a comment

대중문화와 너무 가까워져 생활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굳이 ‘대중문화’라는 그럴듯한 단어를 쓰긴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한국에서 방영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을 생각했다. 매주 재미있는 이슈들과 게스트들. 유명 MC들은 이제 마치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처럼 친근하다. 혹시나 MC의 친한 지인이 등장하면 내 친구가 나온 것 처럼 반갑다. 좀 이상하다. 어느샌가 랩탑 스크린 속의 사람들과 프로그램기획자들에 의해 정해놓은 가치관과 사상들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내가 게을러지고 동기부여를 못하고 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을 땐 TV는 제일 좋은 친구다. 이젠 인터넷으로 이미 업로드 된 프로그램들을 스트리밍으로 시청하니 보고싶은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짬을 내서 시청 할 수가 있다. 음. ‘나쁘다’라고 그냥 단정은 지을 수 없는게, 내가 TV를 너무 많이 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혼자서 지내온 시간들 중에서 내가 느낄 정도로 한 분야의 지식이 좀 더 쌓였거나, 좋은 경험을 했거나 했던 시절들의 기억엔 TV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일부러 TV를 애써 멀리 했을 떄 가장 효율적으로 생활했었다. 끈임없던 자기계발, 운동, 독서 그리고 공부.

처음으로 P2P에서 논스톱 첫회부터 최종회까지 모두 다운받아 침대에 누워 며칠을 보낸 적이 있다. 대학교에 들어와 1학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찾아온 신입생 2학기였다. 지금도 시간을 찾아서 자기전 3시간은 뭐라도 보다가 잠들어 버린다. 멀쩡한 정신으로 ‘자야지’하고 자 본 적이 너무나도 까마득하다. 심지어는 시간을 빨리 보내자며 일부러 비스듬히 누워 몇 시간이고 보낸 적도 허다했다. 휴우. 지금 생각해도 그 시간들이 아깝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는 얼마나 소중했었다고 느낄까. 상상도 가지 않는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들 한다. TV를 시청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것을 정보라고 표현을 해야할지도 사실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은 내가 알고자하는 한 토픽을 비교적으로 깊게 습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책이 주는 아날로그적인 지식습득의 방법은 독자로 인해 성취감마저 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TV도 TV나름, 문학도 문학 나름이다. 그런데 지금 나 자신에게 지난 5년간 읽었던 감명깊이 읽은 책들을 나열해보라고 한다면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질 것 같다.

TV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을 버젓이 써놓고는 독서부족에 대해 주절거리고 있다. 하하.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책 좀 읽어’라는 조그만 소리를 무시하고 무시하다 이젠 그게 알람으로 변한 것 같은 기분이다. TV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실 정도로. 그래서 이렇게 좀 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 쓰고 있다. 점점 위기의식을 느낀 자신에게 반성문과도 같은 글을 쓰고 있지만, 뭐, 상관없다. 정리가 된다. 좋다.

아직 방송이라는 매체에 대해 공부해본 적은 전혀 없지만, 지난 몇 십년간 기술의 발달과 함께 너무 깊은 곳 까지 침투해있다. 인기방송인이건 잘나가는 아이돌이건 그들의 보일듯이 보이지않는 기사에 분명 한국에 살면서도 챙겨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외국까지 나와서 꼬박꼬박 인기프로그램 챙겨보는 내 자신도 좀 황당해보이기도 한다. TV를 많이 시청하면서부터 컴퓨터 활용도도 많이 떨어졌다. 너무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는건가? 어쨋든 나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은 미디어임이 확실하다.

창의적인 일…까지는 아니더라도 TV를 끄는데서 무엇인가 시작될 것 같은 이 기분. #

Advertisements

Where Am I?

You are currently browsing entries tagged with at TUNA : wpar3890.